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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a Gerken, Chris Succo, Megan Rooney HANGOVER BOOGIE Jul 23 – Sep 12, 2020 | Daegu

 

 

리안갤러리 대구는 추상회화라는 영역에서 자신만의 양식을 구축해 나가는 젊은 작가 3인, 이나 겔큰(Ina Gerken), 메간 루니(Megan Rooney), 크리스 서코(Chris Succo)의 그룹전<HANGOVER BOOGIE> 2020년 7월 23일부터 9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추상은 수 천년 전부터 지금까지 항상 예술의 본질을 형성해왔다. 추상회화는 대상의 구체적인 묘사와 계획된 구성을 배제하고 색, 선, 명암과 기하학적 형태로 화면을 구성하거나, 액션페인팅이나 앵포르멜처럼 몸짓을 이용하여 색을 칠한 그림을 말한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예술을 창작할 때 실제 존재하는 사물을 그리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나, 이후 추상회화의 등장으로 그 기본 원칙은 완전히 깨지게 된다. 현대 회화에서 추상은 1911년경에 시작되어 칸딘스키, 몬드리안, 말레비치에 의해서 발전되었다. 근래 들어 밝혀진 것은 사실 최초의 추상화가는 영국의 조지아나 호튼(Georgiana Houghton), 스웨덴의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 그리고 스위스의 엠마 쿤츠(Emma Kunz), 이 세 명의 여성 예술가라는 점이다. 이들은 자연의 법칙과 영적, 초자연적 현상을 가시화했는데, 특히 호튼은 심령술, 아프 클린트는 신지학, 그리고 쿤츠는 자연요법에서 각각의 표현 요소를 찾았기에 이들 모두 영적인 요소에서 영감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추상회화가 영적인 세계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면, 과연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어떠한 모습일까?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세 명의 작가 이나 겔큰, 메간 루니, 크리스 서코는 세계화와 디지털 혁신을 몸소 경험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이들은 급격한 시대 변화를 각기 다른 관점에서 풀어내며 새로운 추상화를 선보인다.

 

먼저 이나 겔큰의 작품은 반항적이면서도 독특한 것이 특징이다. 겔큰은 과감한 몸짓으로 선을 휘갈겨 덩어리와 구조를 만들어내는데 그 안에는 시각적인 간결함이 담겨있다. 누군가는 겔큰의 작품을 보고 작가의 괴기한 상상 속에 존재하는 초현실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겔큰은 구상적인 요소에 암시를 담는데, 관람자는 그 암시적 표현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 앞에 선 느낌을 받게 된다.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설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메간 루니는 특정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가지고 작업한다. 루니의 작품 속 대상은 화면에 드러나는 동시에 사라지는데, 이 때 화면 안에 있는 무정형의 색 덩어리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워 보인다. 한편 2019년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에서 선보인 <Fire on the mountain>은 대규모 장소 특정적 작업으로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는 것에 주목하였다. 이 작품은 범람하는 디지털과 가상 이미지에 싫증난 사람들에게 손으로 그린 예술 작업으로 내적 경험을 하게 만들어, 예술이 디지털 이미지 과잉에 대항하는 수단임을 제시한다.

 

이나 겔큰의 작품 를 보고, 우리는 자연스레 구상적 요소와 연관 지으며 어떠한 형태를 나타내는지 상상하게 된다. 메간 루니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깨 동무를 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지만 정확히 알아볼 수 없고, 이해한 듯 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무정형의 색 덩어리 속에서 우리는 자꾸만 무언가를 찾아 내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형태와 색을 이용한 암시를 통하여 우리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기분에 사로 잡히며 여러가지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이들의 작품은 우리 안의 기쁨, 즐거움, 이야기, 감동 그리고 직관을 예리하게 찾아준다.

 

크리스 서코는 구상과 추상, 정교함과 조잡, 그리고 깊이와 표면 사이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이는데, 최근작은 현란한 색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다양한 재료와 제작 방법을 연구하여 붓, 팔레트 나이프 같은 페인팅 도구를 모두 없애버리고 캔버스에 손으로 직접 색을 칠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음악과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연관 있는데,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는 데 많은 도구가 필요하지 않는 것처럼 서코는 최소한의 도구로 작품을 제작한다. 보통 본인의 드로잉과 사진, 기억을 활용하거나 대중문화, 문학, 영화, 음악을 참조하기도 한다. 그의 회화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추상이라는 무궁무진한 영역을 탐구한다.

 

세 작가가 보여주는 결단력 있는 표현 방식은 기존의 고요한 작품 감상 방식의 틀을 깨버린다. 여기서 1950년대의 미셀 타피에(Michel Tapié)와 이브 클랭(Yves Klein)을 떠올릴 수 있다. 프랑스의 미술 비평가 미셀 타피에는 1951년 어느 전시에서 앵포르멜(Informel)이라는 용어를 처음 도입하여 타시즘, 서정적 추상 등 전후 미술의 여러 추상적인 흐름을 한데 모아 설명하였다. 앵포르멜은 균일한 형식을 나타내기보다는 고전적인 형태나 구성 원칙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주어진 형태를 벗어나 색을 자유롭게 쓰고, 몸짓으로 분출함으로써 계획된 결과물을 만드는 전통 회화의 개념을 극복하였다.

 

한편 청색 모노크롬 회화를 제작한 이브 클랭에게 색은 자유와 생동감을 선은 규제를 의미하였다. 회화에서 색은 마치 영혼처럼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이며, 한정된 장소를 무한한 자유의 공간으로 이어주는 관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어린아이의 순진함을 떠올리게 하는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 찬 캔버스를 바라보며 순수한 감정을 느끼고 편견 없이 사고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HANGOVER BOOGIE"에 담긴 의미처럼 자유롭게 리듬에 몸을 맡겨, 춤을 추 듯 세 작가가 보여주는 회화의 에너지를 온전히 느껴볼 수 있다.

 

그레고어 얀센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미술관장)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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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ris Suc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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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gan Ro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