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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omas Ruff, Nudes c 02, 2000, Chromogenic color print, Ed. 2/5, 138 x 112 cm
  • Boo Moon, 속초에서 별보기 #3, 1999, C-Print, Face-mounted on Diasec, Artist's frame 125 x 175 cm (100 x 150 cm), Ed.1 of 6
  • Robin Rhode, Untitled (Mop), 2005, C-Print, 30.32 x 45.4 cm, Ed.5+1 AP
  • Dujin Kim, The oreades, 2013, Digital painting, 176 x 124 cm, Ed. 1-5
  • Cindy Sherman, Untitled #423, 2004, Color coupler print, Ed 6, 182.2 x 123.1 cm
LEEAHN Gallery Beyond the Reality Sep 01 – Oct 13, 2018 | Daegu

리안갤러리 대구는 올해로 제7회를 맞이한 2018대구사진비엔날레 개최에 발맞추어 갤러리 소장 사진작품을 중심으로 기획한 특별 기념전 ‘현실 그 너머 Beyond the Reality'를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13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19세기 후반 사진의 발명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우리가 보고 있는 실제 세상 그대로의 ‘재현’에 천착한회화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가장 정확하고 손쉽게 현실 세계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이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곧바로 순수미술 분야의 매체 확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등장 초반에는 화가들의 회화적 탐구를 돕는 부차적 역할에 머물렀으며, 20세기에 걸쳐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면서 상업적 용도나 보도 사진, 다큐멘터리 사진 등 실용적이고 폭넓은 활용 영역으로 확대돼 왔다.그러나 순수 예술의 범주에서 20세기 초, 맨 레이(Man Ray)나 한스 벨머(Hans Bellmer) 등의 사진작가들이 사진의 기법을 활용한 초현실주의 사진을 선보이거나 모더니즘 예술가들이 간헐적으로 사진 작업을 하기도 했으며, 세계 곳곳에서 여러 흥미로운 사진 전시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순수 예술 매체로서 정식으로 편입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이다. 그 계기 중 하나는 사진 발명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89년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 《예술의 발명 L’invention d’un art》전에서 사진의 역사와 매체 고유의 특성을 집대성하면서 그 예술적 정당성을 획득하고부터이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오늘날 사진은 현대미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적 매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과학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진은 1990년대 이후 점점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그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더욱 가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많은 현대 미술가들은 사진을 주요 매체로 사용하거나 혹은 회화와 비디오, 설치미술 등 다양한 다른 매체와 결합한 형태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주목할 점은 사진이 이제 더 이상 현실의 순간을 그대로 포착하고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등장 초기 회화의 지위를 위협했던 것과 같이 단순한 현실의 재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를 뛰어 넘어 단순 복제 이상의 이미지를 구현하거나 관념적 담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또한 비록 겉으로 드러나는 물리적 형태는 실제에 가깝더라도 오히려 현실을 비틀거나 사실적 현상 그 이면의 것들을보여주려 한다. 인간의 내면과 정신적 층위, 관념의 시각화, 현실이 갖고 있는 허상,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과장하여 드러내는 등 갖가지 방식으로 사진 매체의 고유한 특성을 넘어서는 다양한 예술적 실험이지속되고 있다. 이번 전시 ‘현실 그 너머 (Beyond the Reality)’는 바로 그 점에 주목하여 신디 셔먼(Cindy Sherman)을 비롯한 국내외 저명 작가 15인의 다양한 기법의 작품 21점을 소개한다. 표면적인 작품의 유형은 초상 사진을 비롯한 인물, 건축물의 내, 외부 전경, 자연 경관이 주를 이루지만 그 실제 주제는 보다 더 다채롭고 심층적 깊이가 있다.


먼저 인물을 다룬 작가의 예를 살펴보자면, 작가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다양한 고전 회화나 상업 영화 속 인물로 등장하는 셀프 포트레이트(selfportrait) 사진 작업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신디 셔먼은 매우 사실적 재현으로 과장된 허구적 인물을 창조한다. 대중매체에서 소비되는 여성 이미지를 소환하여 가부장적 사회에서 고착화된 여성의 지위에 대한 페미니즘적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셔먼의 〈Untitled (#423)〉은 우스꽝스러운 남장 피에로 분장과 대비되는 일그러진 표정의 자화상이다. 남성과 같은 지위를 획득하고자 애쓰면서도 겉으로는 아코디언과 꽃을 들고 광대의 몸짓을 해야 하는 여성들의 내면적 갈등을 보는 듯하다.


폴란드 출신 프랑스 작가 로만 오팔카(Roman Opalka)는 1965년부터 2011년 작고하기까지 지속적으로 ‘인생 프로그램 (Le programme de vie)’ 연작을 통해 자신의 일생을 관통하는 ‘시간성’을 시각화하는 데에 몰두했다. 원래는 1부터 차례로 쓴 숫자로 캔버스를 채우는 개념적 회화 작업으로 유명했지만 1972년부터는 작업 후 자신의 자화상 사진을 남기는 새로운 양식의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이 연작 사진은 항상 같은 촬영 조건인, 흑백 사진, 무표정한 얼굴 정면, 흰 셔츠, 동일 조명과 촬영기기를 엄격하게 지켜 완성되었다.〈1965/1-∞Detail-4966847〉과 〈1965/1-∞Detail-5067346〉을 비교해보면 비록 동일 조건이지만 미묘하게 바뀐 작가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는 삶에서 죽음으로 이행할 수밖에 없는 인간 실존의 한계인 시간성을 개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구체적 흔적을 기록한 것이다.


독일 작가 토마스 러프(Thomas Ruff)는 여권사진과 같은 감정이 배제된 중성적 외면의 인물 초상 시리즈나 건물 사진 시리즈를 주로 작업해 왔으나 2003년부터는 인터넷에서 나도는 포르노그래피 누드 사진을 바탕으로 한 누드 시리즈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Nudes c 02〉는 얼굴에 복면을 하고 팔을 뒤로 묶은 마조히즘적 포르노그래피의 여성 누드이다. 전통적 사진 기법 대신 디지털 작업을 통해 음침하고 흐릿한 갈색 톤으로 연출하여 사진의 고유한 특성인 피사체의 선명성을 부정하면서 포르노 사진의 저속성을 완화시킨다. 또한 현실 세계 속 인물이 아닌 것 같은 효과와 함께 회화적 느낌마저 갖게 한다.


건축물을 다룬 예로는 독일 사진작가 토마스 스투르스(Thomas Struth)의 뮤지엄 사진 연작을 들 수있다. 〈Kunsthistorisches Museum1, Vienna〉는 미술관에 전시된 고전 명화와 그것을 감상하고 있는 관객들이 어우러진 전시실 광경을 짜임새 있고 균형 잡힌 구도로 포착한 사진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고전적 역사화와 같은 비장미를 풍긴다. 명화 속의 기독교적인 성스러운 장면과 미술관 관객들이 혼재된 모습은 마치 이 두 요소가 한 공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화면 중앙 좌대 위 유리 틀 뒤로 지나치는 관객들은 또 다른 그림의 프레임 속 인물처럼 포착되기도 한다.


그밖에도 이번 전시는 자연 풍경을 다룬 소나 브라스(Sonja Braas)나 슈용, 권부문 등의 작품을 통해 사진 예술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사진 작업은 아니지만 3D 모델링 기법을 통해 실제를 그대로 담아내는 사진보다 더 사진 같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뉴미디어인 디지털 페인팅 작가 김두진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글. 성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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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ujin Kim